시 詩

이상 시 모음/ 오감도 거울 얼굴

포에리 2023. 7. 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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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烏瞰圖)

                                               이상

 

詩第一號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 막달은 골목이 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러케뿐이모
였소. (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좋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좋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좋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좋소.
(길은뚫린 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 兒孩가 道路로 疾走하지 아니하야도 좋소.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마난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의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얼굴

                                               이상

 

배고픈얼굴을본다.

반드르르한머리카락밑에어째서배고픈얼굴은있느냐.

저사내는어데서왔느냐.
저사내는어데서왔느냐.

저사내어머니의얼굴은 ? 색임에틀림이없겠지만저사내아버지
의얼굴은잘생겼을것임에틀림이없다고함은저사내아버지는워낙
은부자였던것인데저사내어머니를취한후로는급작히가난든것임
에틀림없다고생각되기때문이거니와참으로아해라고하는것은아
버지보담도어머니를더닮는다는것은그무슨얼굴을말하는것이아
니라성행을말하는것이지만저사내얼굴을보면저사내는나면서이
후대체웃어본적이있었느냐고생각될이만큼험상궂은얼굴이라는
점으로보아저사내어머니의얼굴만을보고자라났기때문에그럴것
이라고생각되지만저사내아버지는웃기도하고하였을것임에는틀
림이없을것이지만대체로아해라고하는것은곧잘무엇이나숭내내
는성질이있음에도불구하고저사내가조금도웃을줄을모르는것같
은얼굴만을하고있는것으로본다면저사내아버지는해외를유랑하
여저사내가제법사람구실을하는저사내로장성한후로도아직돌아
오지아니하던것임에틀림이없다고생각되기때문에또그렇다면서
사내어머니는대체어떻게그날그날을먹고살아왔느냐하는것이문
제가될것은물론이지만어쨌든간에저사내어머니는배고팠을것임
에틀림없으므로배고픈얼굴을하였을것임에틀림없는데귀여운외
톨자식인지라저사내만은무슨일이있든간에배고프지않도록하여
서길러낼것임에틀림없을것이지만아뭏든아해라고하는것은어머
니를가장의지하는것인즉어머니의얼굴만을보고저것이정말로마
땅스런얼굴이구나하고믿어버리고선어머니의얼굴만을열심으로
숭내낸것임에틀림없는것이어서그것이지금은입에다금니를박은
신분과시절이되었으면서도이젠어쩔수도없을이만큼굳어버리고
만것이나아닐까고생각되는것은무리도없는일인데그것은그렇다
하더라도반드르르한머리카락밑에어째서저험상궂은배고픈얼굴
은있느냐.

1931.8.15

무제(無題)

                                                이상

 

故王의 땀...... 모시수건으로 닦았다...... 술잔을 넘친 물이 콘크리트 수채를 흐르고 있는 게 말할 수 없이 정다워 난 아침마다 그 철조망 밖을 걸었다.

야릇한 헛기침 소리가 아침 이슬을 굴리었다 그리고 순백 유니폼의 소프라노

내 산책은 어쩐 일인지 끊기기 일쑤였다 열 발짝 또는 네 발작 나중엔 한 발짝의 반 발짝......

눈을 떴을 땐 전등이 마지막 쓰게[被物]를 벗어 버리고 있는 참이었다.

땀이 꽃 속에 꽃을 피우고 있었다.

폐문시각이 지나자 열풍이 피부를 빼앗았다.

 

기러기의 분열과 함께 떠나는 낙엽의 귀향 散兵...... 몽상하기란 유쾌한 일이다...... 祭天의 발자국 소리를 작곡하며 혼자 신이 나서 기뻐하였다 차가운 것이 뺨 한 가운데를 깎았다. 그리고 그 철조망엘 몇 바퀴나 가서 低徊하였다.

야릇한 헛기침소리는 또다시 부뚜막에 생나무를 지피고 있다 눈과 귀가 토끼와 거북처럼 그 철조망을 넘어 풀숲을 헤쳐 갔다.

第一의 玄?. 녹슬은 金環. 가을을 잊어버린 양치류의 눈물. 薰?來往

아침해는 어스름에 橙汁을 띄운다.

나는 第二의 玄?에게 차가운 발바닥을 비비었다. 金環은 千秋의 恨을 들길에다 물들였다. 階□의 刻字는 안질을 앓고 있다-- 백발노인과도 같이...... 나란히 앉아 있다.

야릇한 헛기침소리는 眼前에 있다 과연 야릇한 헛기침소리는 眼前에 있었다 한 마리의 개가 쇠창살 안에 갇혀 있다 양치류는 선사시대의 만국기처럼 무쇠우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가로운 아방궁 뒤뜰이다.

문패-- 나는 이 문패를 간신히 발견했다고나 할까--에 年號 같은 것이 씌어져 있다. 새한테 쪼아먹힌 문자 말고도 나는 아라비아 숫자 몇 개를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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