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건대는 우리에게 보습대일 땅이 있었더라면 김소월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즈런히 벌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동이랴, 남북이랴, 내 몸은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의 아득임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 다리에.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가느른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 산경(山耕)을 김매이는.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